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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항상 비워두어야 할까요?

펜다 2017. 5. 27. 14:20

지하철을 타면 칸마다 핑크색으로 된 임산부 배려석을 못보신 분은 없을 거예요. 그러다보면 종종 여자든 남자든 임산부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텐데요. 저도 몇번 그랬었답니다. 하루종일 새로 산 구두를 신고 돌아다니다보니 발이 너무 아팠고 마침 임산부 배려석은 비어있고... 따갑게 눈치가 보였지만 우선 얼른 아주 잠깐이라도 앉고 싶었던 마음에서였죠. 


임산부가 보이면 언제든 비켜주면 되는 거니까요. 제가 잘못 생각한 걸까요? 임산부가 보이면 임산부에게 양보해주면 되는 일 아닌가요?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항상 비워두어야 하는 걸까요?




 

바로 제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하자면 예, 임산부 배려석은 항상 비워두어야 하는 게 맞아요. 이유는 제가 미처 생각치 못한 곳에 있었어요.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임산부는 어떤 모습인가요? 펑퍼짐한 옷을 입고있고 배가 남산만큼 부른 20대 후반~30대중반 가량의 여자, 이정도 아닌가요?





이유는 바로 우리 머릿속에 각인된 임산부의 이미지가 모든 임산부의 모습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임산부가 보이면 양보하면 된다? 그렇지만 임산부가 임산부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임산부인지 알고 양보를 하겠어요. 임산부가 직접 본인입으로 '제가 임산부예요. 자리를 양보해주세요.' 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저는 계속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임산부를 서있게 만들겠죠.




임신 초기의 여성의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임산부로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여성이 임신할 수 있는 기간은 생각보다 폭이 넓어요. 대부분 20~30대 사이에 아이를 가지지만 그보다 어릴 수도, 나이가 많을 수도 있다는 점도 항상 염두해두어야해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 임산부이니 자리를 양보해달라 말하지 못하는 임산부분들도 많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안을 주며 자리를 내어놓으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할지 저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예요. 가끔 기사를 보면 다짜고짜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여성을 향해 당신 임산부가 맞느냐며 배에 손을 가져다 대거나 화를 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는 여성이 임산부일 수도 있는대 말이죠. 아니더라도 저런 무례를 저지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남자건 여자건 나이가 어리건 나이가 많건. 장시간 지하철에 서서 이동을 한다는 건 다리도 아프고 참 지치는 일이예요. 앉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거죠. 내가 나이가 어려서, 남자, 혹은 여자이기 때문에 힘든 걸 감수해야하는게 싫은 분들도 있을 거예요. 특별히 그런 날이 있을 수도 있구요.


그렇지만 내가 조금만 서 있으면 아이와 함께 있는 임산부가 혹여 아이를 잃을까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비어있는 임산부석에는 언젠가 내가, 내 아내가 그리고 내 딸이 안게 되겠죠? 다리가 너무너무 아파서 꼭 앉고싶으실땐 잠시 정차하는 역에 내려 앉았다 가셔도 좋아요! 아니면 발 뒷꿈치를 들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보세요. 배려는 결코 쉽지 않은 거 같아요. 그렇지만 노력해보아야겠죠! 이상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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